한가한 시간에 눈에 띈 자기 계발서는, 그저 그런 자기계발서에 굉장한 편견이 있는 나로서는 어떤 면에서 보면 굉장한 도전이었다.
찰스 두히그, 알프레드, 2016
실무에서 보면 자신이 어떤 장면을 보고, 또 다른 장면들을 보고 이러한 상황에서는 이러한 이유 때문에 저렇게 된 것이다, 라고 유형화하거나 더 나아가 이론화하는 데 뛰어난 사람이 있다. 아마 가장 가까이서 본 것으로는 WizardHyeong 코치였을 것이다.
책에서는 이러한 사람들이 창의적인 사고를 촉진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사람이라고 묘사한다. 7장 “빅 아이디어”에서는 모든 사람들에게 다른 사람들의 창의적인 과정을 촉진하는 혁신의 브로커가 되기를 권장한다. 이때 혁신의 브로커가 사용하는 주요 기술은 이렇다.
- 내 경험에 주목한다. 내 감정이나 경험과 같은 본인의 삶을 재료로 하고자 하는 일을 현실에 구현시킨다.
- 창작의 과정에는 때때로 두려움과 스트레스가 동반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것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이러한 스트레스가 기존이나 개념이나 원칙을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 비슷한 맥락에서, 창의적 사고를 함에 있어서 어떠한 돌파구를 찾았을 때 안도감에 취한 나머지 바퀴가 공전하는 느낌을 받거나, 다른 대안을 너무 쉽게 무시할 수 있다. 이럴 때에는 자기 비판, 긴장, 갈등 등의 적당한 규모의 교란이 필요하다.
또한 작년에 일하며 팀에서 했던 일 중 우리의 전략에 따라 가능한 상황을 최대한 많이 상상해보는 것도 있었는데, 3장 “집중력”의 내용과도 관련이 있었다. 이 장의 내용은 집중력을 발휘하려면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상상하여 심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일을 어떻게 처리하고, 예상되는 상황과, 문제점과 그 해결방법은 어떨지 미리 항상 생각해보는 것이다. 만약 이런 사전 준비를 하지 않고 자동화된 상태 내지는 습관화된 상태의 일을 하다가 사고에 맞닥뜨렸을 때에는 우리의 뇌는 정말 집중해야 하는 곳에 집중하기 보다는 가장 강력한 자극에 집중하게 된다. 예를 들어 운전하다가 고라니를 치게 될 상황이라고 하자. 운전자들은 고라니를 치고 지나가는 것이 맞다고 모두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핸들을 꺾고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다수일 것이다. 이때 우리가 정확하게 집중력을 발휘하려면 미리 생각해 둔 심상 모델을 활용해야 한다는 이야기.
그리고 우리가 항상 하고 싶어 하는 것. 미래를 예측하는 일. 통계학에 그리 밝지 않아 정확히 정의내리기는 어렵지만, 내가 생각하는 통계의 가치는 크게 두 가지 정도가 된다. 첫째로는 과거와 현재의 자료를 통해 그 당시의 사회상을 읽고 또 사회현상을 정확히 분석하는 도구. 둘째로는 어떠한 변수 간의 상관관계와 인과관계를 찾아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능력. 책에서 말하길, 개인 차원에서 보면 우리의 뇌는 통계학적으로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는 모델을 이미 알고 있다고 한다. 다만 우리의 예측이 틀리면 과거와 현재의 정보들로부터, 또한 아무리 고통스럽더라도 실패로부터도 끊임없이 배워가는 것, 그리고 최대한 많은 경험을 접해보는 것, 마지막으로는 상호 모순되더라도 최대한 많은 미래를 그려보는 행동이 예측능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는 방법이라고 한다. (6장 “의사결정”)
목표설정(4장)과 동기부여(1장)에 있어서도 간단히 언급할만한 것이 있다. 우선 목표설정은 SMART 목표와 원대한(Stretch) 목표 두 가지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또한 목표들 그 자체의 정당성에 관해서도 종종 생각해 보아야 한다. 원대한 목표란 현재로서 달성하기 정말 어려워보이는 것이고, SMART 목표는 Specific, Measurable, Attainable, Realistic, Timeline이 갖춰진 목표를 이야기한다.
동기부여에 관해서는 내적 보상이 외적 보상보다 더욱 중요하고, 특히 주어진 상황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통제”하려는 동기가 가장 강력한 동기부여가 된다는 이야기다. 예를 들어 학생들이 문제를 일으킨다고 해서 바로 질책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칭찬해야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내 선택이 “내 가치관을 확인하는 것”이라면 동기부여를 잘 할 수 있다. 즉 내가 왜 이 일을 해야 하는가를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정보의 활용(제 8장)에 있어서 정보의 홍수 시대에 정보를 정말로, 진실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주어진 정보를 재분류하는 작업은 학습에도 필수적인 과정이기 때문에, 실제로 컴퓨터로 노트를 받아적는 사람보다, 손으로 노트를 받아적는 사람들의 성취도가 더 높다는 논문을 인용한다.
다른 장들(2장 “팀”, 5장 “회사”)에서는 팀 문화에 대해서 서술해놓고 있다.
- 모든 팀원이 거의 같은 정도로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하고, 또한 팀원들이 서로 상대의 감정을 이해할 때 어떠한 아이디어도 말할 수 있다는 “심리적 안전감”을 줄 수 있다.
- 따라서 리더라면 모두에게 발언권을 동등하게 주려고 노력하고, 상대방의 발언을 요약하고 또한 질문에 대답하여 경청하는 태도를 보여주고,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는 팀원에게는 즉각 반응하여 인간미를 보여주어야 한다.
5장에서는 5가지 기업 문화(스타, 엔지니어링, 관료주의, 독재, 헌신)를 열거하며 그 중 헌신 모델이 가장 실패하지 않고 가장 꾸준히 성장했다는 것을 강조했다. 즉 헌신 문화를 만들기 위하여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하급자에게 더 많은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1장의 “내적 통제 소재”가 동기를 부여시킨다는 내용과도 연결된다.
결국은 이러한 내용을 읽고는 나도 SMART/Stretch 목표 설정과 심상 만들기를 계속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책에서 나온 내용만으로도 해볼 수 있을 정도의 일이기도 했고, 나머지 내용들은, 내가 이미 적용중이거나, 혹은 아마 의도한 것으로 보이지만, 조금 두루뭉술하게 서술한 경우가 많아서 실제로 적용해보기까지는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은 면이 있어서 보류.
내 요약 내지는 감상만을 보고는 이해가 되지 않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책 가격은 15120원. 책의 내용에는 몇 가지 예와 함께 앞서 언급한 전략들을 이해시켜 주기 때문에, 충분히 그 정도 돈으로 구매할 만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구체적이고 다양한 실천 전략 내지는 사례를 더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대부분을 논문 등으로 대체한 느낌이 든다. 그런 부분은 아쉽지만, 나중에 같은 저자가 쓴 “습관의 힘”을 구해서 읽어볼 생각이 들게 하는 데는 충분한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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