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 중반 치프라의 새 녹음 프로젝트

60년대 중반은 그의 연주 커리어에 있어서 일종의 전환기였던 모양이다. 1961년 1월 반데누트와의 리스트 1번 녹음과 2월 멘델스존 소품 녹음 이후로 EMI와의 녹음기록은 당분간 없게 된다. 그러다가 1962년 4월 쇼팽 연습곡 전곡과 왈츠 전곡 녹음을 시작으로 Philips와의 녹음을 시작하지만 그 관계는 1963년 4월까지 리스트, 쇼팽 녹음들을 끝으로 오래 가지 않는다.

이후 1964년에는 모노시절 데르보와 했던 리스트 협주곡 레퍼토리를 다시 완결짓고 싶었는지 다시 반데누트와 스테레오 녹음을 잠깐 한 뒤에는 Cziffra Production으로 독립해 프랑크의 프렐류드, 코랄과 푸가와 베토벤의 소나타 12, 21, 23번, 바흐/부조니의 토카타와 푸가(BWV 565)를 녹음한다.

1966년에는 프랑스 도착 10주년이 되는 해로, 스튜디오 녹음은 없이 나름의 재정비를 가지던 해였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브람스의 파가니니 변주곡을 리사이틀 프로그램에 올렸고, 리스트의 대곡으로 꼽히는 소나타 녹음을 끝으로 다시 1968년 초부터는 EMI로 돌아가게 된다. 이때 위에 첨부한 1966년 5월의 인터뷰가 특이한 것은 자신의 아들과 브람스의 협주곡 1번과 버르토크의 협주곡 2번을 녹음하려고 계획했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기존에 알려지기로는 1956년 헝가리 혁명 전야에 연주한(90년대에 EMI 레페랑스 시리즈로 발매된 것) 이후로 모종의 의미를 부여해 버르토크 2번을 연주하지 않았다는 식의 이야기가 많았는데 일정부분 사실이 아닐 수도 있겠다.

그리고 브람스 1번은… 정말 예상과는 달랐다. 예전에 유튜브 댓글에서 치프라가 브람스의 피아노 협주곡들을 녹음할 계획이 있었다는 것을 보고 단순히 루머로 받아들인 적이 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실제로 연주한 것을 상상해보기도 했는데, 2번이 조금 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던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극한까지 요구되는 민첩한 손가락과 섬세한 터치가 결합되어야 하는 곡이라 궁합이 아주 잘 맞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반면 1번같은 경우 2번보다는 더욱 둔탁한 면이 있기에의외였다. 왜냐하면 그는 나름 비슷한 성격으로 들리는 베토벤의 협주곡은 연주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소나타는 많이 녹음했으면서.

어찌 되었든 공개적으로 녹음 예정이라고 했던 것을 보면 최소 연습은 했을 것이고, 더 나아가 실제 공연에도 올려봤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제르킨의 녹음이 치프라의 이름으로 발매되어 실제 치프라의 녹음은 빛을 본 적이 없던 슈만의 피아노 협주곡과 함께 나중에 꼭 탐사해보고 싶은 치프라의 레퍼토리 리스트에 추가할 만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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