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차-27] 국제무역

문제

다음 자료에 대한 분석과 추론으로 옳은 것을 <보기>에서 모두 고른 것은? [2.5점]

고기
A국P고기/L고기AP/L밀A
B국P고기/L고기BP/L밀B

표는 A국과 B국의 고기와 밀 각 1단위에 대한 가격 및 비용 조건을 나타내고 있다. A국과 B국은 각각 P고기, P의 가격에서 고기와 밀을 자유 교역하고 있다. 교역의 결과, A국은 고기 생산에, B국은 밀 생산에 완전 특화하고 있다. 단, 생산요소로는 노동만이 유일하며, 각 재화는 경쟁적으로 생산되고 있다. 표에서 L고기A, L밀A는 A국에서 고기와 밀 각 재화 1단위의 생산에 들어가는 노동 시간을 표시하는데, 예를 들어 P고기/L고기A는 A국에서 고기 생산의 시간당 생산성을 나타낸다. B국 및 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방식으로 표기된다.

해설

이 문제는 논란이 많았던 문제다. 우선 이의 신청에 대한 평가원의 답변을 첨부한다.

27번 문항의 이의 신청에 대해 관련 학회의 자문을 받은 결과, ③번외에 ①번도 정답으로 판정합니다.

27번 문항은 리카도 모형에서 생산비 조건과 아울러 교역조건이 주어져 있을 때, 교역상황에 대해서 묻고 있습니다. 문항의 지문에서 교역조건은 고기와 밀 두 재화의 가격 P고기, P 또는 양자의 가격비 P고기/P 로 표현됩니다.

A국이 고기 생산에, B국이 밀 생산에 완전 특화하고 있으므로, 교역조건인 두 재화의 상대가격비 P고기/P 는 L고기A/L밀A < P고기/P < L고기B/L밀B의 범위 안에 있습니다. 앞의 교역범위 부등호에서 왼쪽의 부등호 관계 L고기A/L밀A < P고기/P 가 A국의 교역 상황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교역조건의 범위를 나타내는 이 부등식은 <보기>의 ‘ㄴ’을 어떻게 읽느냐에 상관없이 성립합니다. 이 부등식을 다시 쓰면, P/L밀A < P고기/L고기A 가 됩니다. 이는, ‘A국에서 고기 생산의 시간당 생산성 P고기/L고기A 는 밀 생산의 시간당 생산성 P/L밀A보다 크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므로 <보기>의 ‘ㄱ’은 27번 문항에서 언제나 성립하는 옳은 진술입니다.

<보기> ‘ㄴ’의 진술 ‘A국에서는 고기의 밀에 대한 상대가격은 밀로 표시한 고기의 기회비용보다 크다’는 ‘A국에서는 고기의 밀에 대한 상대가격은 밀로 표시한 교역전 고기의 기회비용보다 크다’로 읽힐 수도 있고, ‘A국에서는 고기의 밀에 대한 상대가격은 밀로 표시한 교역후 고기의 기회비용보다 크다’로 읽힐 수도 있습니다. 27번 보기에서 <보기>의 ‘ㄴ’을 이 두 가지 가운데 어느 쪽으로 읽어야 하는가가 분명하게 표현되어 있지 않으므로, 두 가지 가운데 어느 쪽으로 읽더라도 모두 인정됩니다.

먼저, <보기>의 ‘ㄴ’을 ‘A국에서는 고기의 밀에 대한 상대가격은 밀로 표시한 교역전 고기의 기회비용보다 크다’로 읽을 경우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교역조건의 범위에서 A국에 대해 부등호 L고기A/L밀A < P고기/P 가 성립하고 있습니다. 이는 ‘A국에서는 고기의 밀에 대한 상대가격 P고기/P 는 밀로 표시한 교역전 고기의 기회비용 L고기A/L밀A 보다 크다’는 진술이며, 따라서 <보기>의 ‘ㄴ’은 옳은 진술입니다. 결과적으로, <보기>의 ‘ㄴ’을 ‘A국에서는 고기의 밀에 대한 상대가격은 밀로 표시한 교역전 고기의 기회비용보다 크다’로 보고 문제를 풀 경우에 정답은 ③ㄱ, ㄴ이 됩니다.

다음으로, <보기>의 ‘ㄴ’을 ‘A국에서는 고기의 밀에 대한 상대가격은 밀로 표시한 교역후 고기의 기회비용보다 크다’로 읽을 경우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교역 후에는 두 재화의 가격비로 고기와 밀이 교환되고 있으므로, 두 재화의 상대가격비 자체가 두 재화의 기회비용이 됩니다. 즉, 교역후에는 양국 간에 교역상의 교환비율 P고기/P 가 밀로 표시한 고기의 기회비용 L고기A/L밀A 와 같습니다. 그러므로 <보기>의 ‘ㄴ’은 틀린 진술이 됩니다. 이 경우에도 A국이 고기에 완전 특화하고 있으므로 L고기A/L밀A < P고기/P 은 성립하고 있으며, 따라서 <보기>의 ‘ㄱ’은 옳은 진술입니다. 결과적으로, <보기>의 ‘ㄴ’을 ‘A국에서는 고기의 밀에 대한 상대가격은 밀로 표시한 교역후 고기의 기회비용보다 크다’로 보고 문제를 풀 경우에 정답은 ①ㄱ이 됩니다.

지금까지의 논의를 정리하면, <보기>의 ‘ㄴ’을 ‘A국에서는 고기의 밀에 대한 상대가격은 밀로 표시한 교역전 고기의 기회비용보다 크다’로 읽을 경우에 정답은 ③번이며, <보기>의 ‘ㄴ’을 ‘A국에서는 고기의 밀에 대한 상대가격은 밀로 표시한 교역후 고기의 기회비용보다 크다’로 읽을 경우에 정답은 ①번이 됩니다.

따라서 ①번과 ③번을 정답으로 인정합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2009. 11. 20.

쉽게 설명하려고 노력해 보자…

우선, 문제를 읽어보면 A국은 고기 생산에, B국은 밀 생산에 완전 특화하고 있다는 조건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그런데 보기 ㄱ을 읽어보면, 고기 생산의 시간당 생산성은 밀 생산의 시간당 생산성보다 크다고 되어 있다. 그런데 방금 이야기했듯, A국은 고기 생산에 완전 특화하고 있다. A국의 고기 생산의 시간당 생산성이 밀 생산의 시간당 생산성보다 높으므로 고기 생산에 특화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다.

보기 ㄷ을 보자. A국의 B국에 대한 상대적 생산성은 고기 생산보다 밀 생산에서 더 크다고 하고 있는데, 만약 이렇다면 A국은 밀을 특화했어야 한다. 문제에서는 분명히 A국은 고기 생산에 완전 특화하고 있다고 조건을 제시했다.

이제 문제는 보기 ㄴ이다. 우선 A국에서 “밀로 표시한 고기의 기회비용”이란 생산요소로는 노동만이 고려되고 있으므로 L고기A/L밀A 로 표시된다. 이때 “고기의 밀에 대한 상대가격”은 P고기/P 로 표현된다. 만약 교역전이라면 고기의 밀에 대한 상대가격(교역조건)보다 A국 입장에서 교역전 밀로 표시한 고기의 기회비용(A국에서의 고기의 가격)이 더 낮기 때문에 고기에 완전 특화하려고 할 것이므로, ㄴ은 맞는 보기가 된다. 하지만 교역후라면 두 재화의 가격비로 고기와 밀이 교환되고 있으므로, 두 재화의 상대가격비 자체가 두 재화의 기회비용이 된다(같다)는 것이 평가원의 논리다.

그러나 평가원의 논리에 따르면, 두 재화의 상대가격비 자체가 두 재화의 기회비용과 같으면 왜 A국과 B국은 각각의 재화에 특화하려는지를 설명하기 어렵다. 이를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평가원은 “(교역후 상황) A국에서 기회비용은 (시장에서의) 상대가격과 같다”와 “(문제의 조건 및 교역전 상황) A국에서의 기회비용이 (A국에서의) 상대가격보다 낮다”는 진술을 참이라고 하고 있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보기 ㄴ을 “A국의 고기의 밀에 대한 상대가격은 시장에서의 밀로 표시한 고기의 기회비용보다 크다”고 수정하는 것이 깔끔할 것이다. 만약 평가원 식대로 교역전이냐 후냐의 문제로 이해하면 평가원의 해설마저 말끔하지 못하다. 상호 모순되는 진술을 참이라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문제를 처음 접했을 때, 이렇게까지 깊게 생각하며 푼 문제는 아니었다. 간단히 이야기하면, 보기 ㄴ의 “고기의 밀에 대한 상대가격”이란 고기가 밀에 대해 어느 정도의 가치를 가지냐를 의미하는데, 이는 곧 “밀로 표시한 고기의 기회비용”의 의미와 완전히 동일하다고 편리하게 생각했던 것이다. 왜냐하면 이 문제를 제외한 다른 임용시험 문제들이나 공무원의 경제학 문제에서는 이렇게 헷갈릴만한 문제를 낸 역사가 없기 때문이다. (교역 전이나 후의 상황을 물어보고 싶다면 정확히 지적해 주므로 헷갈릴 일이 없다.)

앞으로도 임용시험의 국제무역 문제는 재화의 교환비율과 생산물의 기회비용 계산을 헷갈리지 않고 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것만 잘 하면 “교역 전”, “교역 시/교역 후” 등의 조건이 정확히 붙은 문제라면 잘 풀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문제에 관한 해설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적당선에서 넘어가는 것이 생산적이라고 생각한다. 문제 자체가 좋지 않아서 해설을 보더라도 이해에 모순이 생기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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