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돌아 정착한 WordPress, 돌아보니 아쉬운 Textyle

기존에 XpressEngine으로 사이트를 다수 운영한 전력이 있고, 이번에 새로이 개발한 XE3이라는 물건으로도 사이트를 운영해 보았으나, 업로드 과정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composer가 꼬이면서(?) XE3으로 만든 개인 사이트는 문을 닫고 말았다.

하여 이전에 실험해본 node.js 기반의 Ghost는 물론, b2evolution, backdrop, bigtree, bolt, craft, drupal, e107, expressionengine, joomla, microweber, pico, processwire, silverstripe, spip, typo3을 포함하여 여러가지 방법을 사용해 보았다.

굳이 익숙한 XE1/Rhymix를 선정하지 않은 이유는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다시는 XE3처럼 불안정한 친구를 쓰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겸사겸사 다수의 CMS/Blog engine을 거의 세달간 테스트해 보았다.

결론적으로, 돌고 돌아 마지막으로 설치한 WordPress가 정말 완성도가 높은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이제 깨달았다. 특히나 5.x부터 도입되었다는 Block Editor의 사용성이 생각보다 뛰어나다.

그런데 이런 에디터를 보다보니 예전에 야심차게 세상에 나왔던 Textyle이 생각난다. 그때는 11년 전인 2009년이었고, 한창 XE가 NHN의 지원을 많이 받을 때였고, 사용자들과의 소통도 비교적 원활했던 시기였다. 그때 텍스타일의 핵심 기능이 바로 “단락 에디터”였다. 지금 워드프레스 블록 글쓰기와 다를 바 없는 경험이다. 물론 구현된 수준은 워드프레스의 에디터가 훨씬 높긴 하지만, 무려 11년 전 프로그램임을 감안해야 하겠다.

참 생각할수록 안타깝다. XE가 이렇게 사라질 플랫폼이 아닌데 수익성이 없다고 판단했는지 XE3을 개발해 놓고 웹에이전시 행세를 한다.

특히나 국내에 설치형 블로그는 물론 CMS 자체가 거의 사망한 상태다. 그누보드는 확장성보다는 빌더에 기반한 제작 편의성 때문에 쓰이는 것이지, 오래 갈만한 구조는 아니다. 그렇다고 해외에 당시 텍스타일 정도의 완성도라도 보여주는 툴을 찾기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솔직히 지금이라도 XE1이나 그에 기반한 텍스타일은 살리려면 살릴 수 있을 정도로 아쉬운 프로젝트다.

하여튼 돌고 돌아 워드프레스에 왔으니 이제는 그만 좀 갈아엎고 오랫동안 이 블로그에 정착하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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